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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부인



11.03 14:31 “집 친구는 정치에서 보호하고 싶어요. 언론 노출 극구 꺼려요.”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 곡성·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부인 김민경(51)씨가 민화 전시회를 연다는 소식을 지인에게서 듣고 이 의원에게 부인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문자로 이런 답이 돌아왔다.

 이 의원은 부인을 ‘집 친구’라고 칭한다.

부인 김씨는 지난 7·30 보궐선거에서 ‘암투병 내조’로 화제가 됐었다.

2011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후 암 수술만 세 번을 받았고 디스크 수술도 두 번 받았다.

 김씨는 투병 와중에 유세현장을 누비면서 남편이 새누리당 후보로 호남에서 승리하는 대이변을 일으키는 데 힘이 됐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니 부인이 직접 인터뷰에 나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김씨에 대해 알려진 내용도 없는 데다 암 투병을 딛고 마련한 전시회라니 더 호기심이 갔다.

 지난 10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도담 김민경 민화전’(10월 22

28일) 오프닝이 열렸다.

 박근혜 정권 실세인 만큼 정치인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가했다.

미술계 관련 인사 몇 명과 이정현 의원 부부의 지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의원은 “일절 알리지 않았다.

고등학교(광주 살레시고) 동문 중 누군가 소식을 듣고 주변에 알렸는지 몇 분이 다녀갔다.

 국회서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조금 있으니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얼굴을 나타냈다.

우 원내대표는 이 의원과 고등학교 동기다.

우 원내대표는 동문을 통해 소식을 듣고 왔다고 했다.

[이정현 부인]


     ▲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과 그의 부인 김민경씨. 뒤에 그림이 김민경씨의 민화 작품이다.

/이경호 영상미디어 차장  이 의원이 “인터뷰는 안 된다”고 말리는 것을 못 들은 체하고 부인 김민경씨에게 “그림 이야기 좀 들려 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곤란해하면서 마지못해 시간을 내줬다.

김씨의 작품이 걸려 있는 전시장 한편에 앉아 30여분 이야기를 나눴다.

 김씨는 겉으로는 건강해 보였지만 몸이 불편한지 가끔씩 팔다리를 문질렀다.

이번 민화전은 김씨의 첫 개인전이라고 했다.

김씨는 인터뷰가 조심스러운지 말을 아꼈다.

 김씨가 민화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5년 전. 민화를 가르치는 문화센터의 문을 두드리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전시에는 최근 3년 동안 김씨가 작업한 70여점이 걸렸다.

민화를 배우기 전에는 그림은 전혀 그려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십장생을 그린 병풍 등 대형 작품을 비롯해서 5년 배운 그림 실력이라고 하기에는 작품의 수준이 상당해 보였다.

 옆에 있던 김씨의 그림 스승인 안영혜(85)씨가 “그림에 소질이 많다.

배우는 속도도 빠르고 특히 정밀묘사는 깜짝 놀랄 만큼 뛰어나다.

민화는 게으르면 절대 못하는데 정말 잘한다”고 말을 거들었다.

 5년 전만 해도 그림과는 전혀 상관없이 살던 김씨는 어떻게 민화전까지 열게 됐을까.  “너무 아파서 우울했어요. 취미를 가져봐야겠다 생각하고 민화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민화는 집에서도 쉽게 그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정치인의 아내로 김씨가 겪은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시동생부터 시할머니까지 모셔야 하는 가난한 정치인과 결혼해서 2008년 이 의원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가기 전까지 셋방을 전전했다.

 이 의원은 얼굴 보기도 힘들었다.

돈가스집 서빙, 인형가게 점원을 비롯해서 일당 5만원짜리 영화 엑스트라 출연까지 이 의원 모르게 안 해본 일이 없었다고 한다.

 이 의원이 2008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가 제대로 된 월급봉투를 가져오고 “이제 살 만하다” 싶으니 그동안 혹사한 몸이 여기저기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안 아픈 곳이 없어요.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에요. 유방암, 자궁암 수술에 디스크가 와서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몸에 마비가 오는 바람에 척추 수술을 두 번이나 했어요. 너무 아파서 딱 죽고 싶었던 적도 있었어요. 작년 남편이 청와대에 들어가 한창 바쁠 때 허리 수술을 하고 병원에 누워 있는데 우울증이 와서 죽을 것 같았어요. 남편이 하루 일정 끝나고 밤 12시면 병원에 들르곤 했는데 ‘퇴원시켜 달라’고 펑펑 울었어요.” 지난 7·30 재보궐 선거운동 때도 자전거 타고 목이 쉬도록 뛰는 남편을 돕겠다고 나섰는데 대상포진이 재발해서 혼이 났다고 한다.

 “전에 대상포진이 머리로 와서 고생했는데 선거운동하면서 무리한 탓인지 가슴 쪽에서 재발했어요. 선거 기간 통증이 와서 계속 가슴에 손을 얹고 다녔는데 나중에 병원에 가보니 대상포진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아픈 것을 미련하게 잘 참아요. 그래서 병을 키우기도 하나 봐요.” 김씨는 자신이 아무리 아파도 이 의원에게는 내색하지 않는다고 했다.

밖에서 고생하고 집에 들어오면 불쌍해서 아프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씨는 “한 번씩 다리 마비 증세가 오면 몇십 분씩 통증이 계속돼요. 너무 아파서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신음이 새나왔나 봐요. 남편이 자다가 벌떡 일어나더니 다리를 주무르고는 다시 누워서 코 골고 자더라고요. 근데 왼발이 아팠는데 엉뚱한 오른쪽 발을 막 주무른 거 있죠”라면서 웃었다.

 혼자서 아픈 시간을 견뎌야 했던 김씨에게 민화는 ‘치료약’이었다.

 “혼자 우두커니 있으면 아파서 미칠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면 몰두하잖아요. 시간도 금방 가고 통증도 잊을 수 있고.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는데 그리다 보니 민화의 매력에 빠지게 됐어요.” 이 의원에게 부인의 작품에 대해 묻자 “솔직히 집에서 봤을 때는 작품이 될까 싶었는데 전시장에 걸린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답이 돌아왔다.

 “밤 12시 다 돼 집에 들어가 보면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허리가 아프니까 높은 책상을 놓고 서서 그림을 그리는데 나가려고 새벽 5시쯤 일어나서 보면 그때까지 서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겁니다.

건강에 너무 무리가 갈까 걱정이예요.” 이 의원은 “집 친구가 민화에 완전히 빠진 바람에 나는 이제 ‘개털’이 됐다”고 웃었다, 이 의원은 그동안 부인을 고생시킨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맞선으로 만났는데 첫눈에 반했어요. 약속장소로 걸어 들어오는데 ‘저 여자다’ 싶더라고요. 다른 여자와 맞선이 또 잡혀 있었는데 바로 취소했어요. 성격이 정말 좋았는데 제가 고생을 너무 시켜서 다 버려놨죠. 근데 민화 그리면서 다시 좋은 성격이 돌아왔어요.” 김씨에게 이 의원이 그림에 대해 뭐라고 했느냐고 물었더니 “처음엔 ‘와

진짜 잘 그린다’ 한마디 하더니 나중엔 관심도 없더라”고 했다.

 “집에서도 온통 일밖에는 관심이 없어요. 제 얼굴을 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일 생각을 하고 있어요. 물어보면 제 말은 듣지도 않고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몰라요. 정치 외에는 관심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어요. 워낙 소신이 뚜렷하니까 정치인의 아내라는 것이 떳떳해요. 그래서 내조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씨는 “전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 이 의원의 지역구인 순천에서도 전시를 열고 싶은데 작품이 많이 팔려서 어렵게 됐다”고 했다.

전시 첫날인데도 김씨의 작품 옆에는 ‘판매완료’ 표시인 빨간 스티커가 꽤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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