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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대권



kr;glutton4@joongang.co.kr)  이인제 캠프가 요즘 부산해졌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발언으로 정가에 파문을 던지면서 캠프 안의 분위기는 더욱 부산해졌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은 그를 찾는 사람들로 매시간 북적거린다.

서류를 들고 보고순서를 기다리는 참모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한동안 중단했던 지방 강연을 시작했고, 잦은 새벽 일정 때문에 하루 4km의 아침 조깅도 중단했다.

그는 지난 11월1일 서울 강남과 강북 두곳에 새 사무실을 동시에 열었다.

테헤란로의 홍보팀 사무실, 마포 오피스텔의 측근참모 사무실 등이 그것이다.

테헤란로 사무실에는 이최고위원의 이미지 메이킹 작업을 수행하는 10명 가량의 홍보맨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결단력 있지만 온화하고 포용력 있는’ 차기주자로서의 이미지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보다 환하게 웃고’ ‘검은색 계통 양복을 피하라’는 구체적인 주문을 내놓을 정도다.

마포 오피스텔에는 국민신당 사무총장 출신 박범진 전 의원, 김윤수(전 자민련 수석 대변인)·김충근(전 국민신당 대변인) 등 핵심 참모가 모인다.

김윤수·김충근씨는 각각 조선·동아일보 출신으로 이인제 캠프의 대 언론 전략을 집중 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최고위원의 ‘국민지지 후보론’이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단호하다.

여권내 최고의 국민 지지도가 전당대회라는 ‘필터’를 통해 왜곡돼서는 안된다는 경고가 이 메시지의 핵심이다.

이 발언을 통해 여권 핵심부를 향한 그의 압박이 시작됐다는 관측도 있다.

그 압박을 꾸준히 에스컬레이트해가며 자신의 후보 선출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시각이다.

당내 역학구도상 전당대회의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이최고위원이 전당대회의 성격 자체를 바꾸려는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여권 내 의혹 제기도 있다.

이최고위원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를 통해 ‘축제 분위기의 전당대회’론을 제시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후보지명 전당대회를 그 모범 사례로 거론했다.

국민의 지지가 미약하고 본선 경쟁력이 없는 후보는 ‘스스로 알아서’ 거취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1

2%대의 국민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 대열에 나서서 도대체 뭘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최고위원의 이번 발언을 ‘경선 불복과 탈당’의 복선으로 보는 시각은 다소 성급하다.

한국적 정치지형 하에서 경선에 불복해 탈당한 후보가 당선에 이르기는 그야말로 지난한 여정이다.

거의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최고위원 스스로 1997년 대선때 경험한 것처럼 타 후보 당선의 변수로 그칠 가능성이 많다.

다시 말해 ‘경선 불복과 탈당’ 카드는 임계점까지의 효용이 있을 뿐 막상 그 임계점을 넘으면 스스로 붕괴돼 버리는 한계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최고위원의 이번 발언은 그래서 훨씬 포괄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경선 불복’이라는 ‘안티적’ 동기보다 ‘이인제 대세론’이 전당대회의 분위기로 그대로 이어지게 만드는 적극적 전략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래서 그는 동원된 당원의 배제, 상향식 당 운영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국민의 의사를 ‘숙지한’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전당대회전 미국식 예비선거의 도입을 주장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같은 이유로 일단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는 ?뭐?지지’라는 최대의 명분과 아울러 ‘김대통령의 지지’라는 최후의 보장을 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김대통령은 지지하는 후보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후보 가시화를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나 최근 DJ 대북정책의 계승을 공공연히 설파하는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는 대통령의 뜻을 ‘역린’하고서는 전당대회 관문을 뚫기 어렵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전당대회 전까지 높은 국민 지지도를 유지하고, 사전에 김대통령의 지지 의사를 획득할 수만 있다면 그는 2002년초 후보 선출 전당대회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월간중앙”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런 복잡하고 깊은 ‘대권전략’의 심중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국민 지지받는 사람 후보 돼야― YS는 지난번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 고지에 가장 근접한 인사로 이최고위원을 꼽았습니다.

그간 두분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상당히 파격적인 발언이라 할 만합니다.

어떤 느낌을 받았습니까.“하나의 객관적인 예상을 하신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정치적 복선이 깔린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내가 놀란 것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 대한 그분의 부정적 인식입니다.

여러 가지 일로 두분 사이가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이총재를 그토록 격한 어조로, 그토록 직설적인 표현으로 폄하한 데 대해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 “국민이 지지하는 사람이 후보가 되지 못하면 불행한 일이 생긴다”는 최근 발언의 진의는 무엇입니까.“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최고의 공직입니다.

대통령직의 후보가 될 사람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고도 절대적인 기준입니다.

저는 하나의 원칙론을 개진한 것입니다.

그런 관행이 우리 정당정치에 뿌리내려야 한국 정치는 되살아납니다.

”― 그러나 우리의 정치 현실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당내 경선 과정을 통과해야 하지 않습니까.“물론이죠. 그런데 경선 과정 자체가 국민의 뜻을 확인하는 마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대통령후보 선출 과정이 바로 그런 마당 아닙니까. 대만의 경우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번도 정권을 내준 적이 없는 국민당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후보를 내세웠다 결국 패배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런 자명한 논리를 얘기한 것이 뭐, 잘못된 일입니까. 이런 말 저런 말 나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합니다.

김대통령 역시 지난 5월 한 중앙 유력지와의 회견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될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 그렇다면 이최고위원은 국민의 지지를 얼마나 받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각종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를 저도 보고 있습니다만 지금의 지지도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대통령후보를 선출하는 시점에서의 국민 지지가 관건입니다.

후보를 선출할 시점에서 국민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선거에 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이최고위원의 경우 본선보다 당내 예선 통과가 더 힘겨울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습니다.

“나는 그런 시각에 괘념하지 않습니다.

후보를 선출할 시기가 오면 희망하는 인사들이 자신의 철학과 비전과 정책을 들고 나와 국민 앞에 선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요즘 여론조사가 얼마나 과학적이고 정확합니까.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는 사람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러면 아주 자연스럽게 후보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사람이라도 당내 예선을 반드시 통과하리라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그런 불행한 결과를 미리 예측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     사랑방정치, 패거리정치 청산해야―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말은 일견 당연한 것처럼  들리면서도 배경에 깔린 정치적 복선은 간단치 않아 보입니다.

전당대회의 고유기능, 즉 대통령후보를 대의원의 뜻에 따라 선출하는 기능을 부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정치문화의 근본을 바꿔 보자는 주장입니다.

한국 정치에는 사랑방 정치, 패거리 정치라는 오명이 따라다닙니다.

줄세우기라는 말도 횡행했지요. 이제는 그것을 극복할 단계가 왔다는 것입니다.

지난 대선 때의 신한국당의 비극을 이제는 되풀이하지 말자는 것이지요.미국의 올해 대선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민주당 예비 선거에서 빌 브래들리 후보가 고어 후보에게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국민과 당원의 지지가 따르지 않자 브래들리는 깨끗이 포기했습니다.

공화당에서는 존 매케인이 조지 부시에게 거세게 도전했지만 역시 중도하차했습니다.

그래서 양당 모두 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는 축제 분위기로 끝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명백하지 않습니까. 지난번 신한국당 경선에서도 국민 지지도가 1

2%에 지나지 않는 후보들이 끝까지, 맹목적으로 경선에 집착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후보가 돼서 뭘 어쩌자는 겁니까.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 지지가 없는 사람은 대권의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이제 그런 정치문화가 정착돼야 하고 당위론을 떠나 앞으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입니다.

”― 김대통령이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논리와 상호 모순되는 것 아닙니까.“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당내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대의원 아닙니까. 대의원이 지지하는 후보를 피력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 국민이 지지하는 후보와 대통령이 선호하는 후보가 반드시 일치하리라는 보장도 없는 것 아닙니까.“대의원들은 국민의 지지를 결집해 후보를 선출하는 것입니다.

또한 대통령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공개 리에 표명하는 일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민주당내 예비후보 중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고 있는 인사가 있습니까.“지금 단계에서 그런 사람을 의식하거나 견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지금은 각자의 역량과 자질을 키워나가고 국민이 원하는 21세기의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탐구해야 할 때입니다.

”― 만일 대선에서 이회창 총재와 맞대결하게 된다면 승리를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저는 야당 역시 차기 대선까지는 상당한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변화가 매일 이뤄집니다.

정치권, 특히 야권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이회창 총재가 꼭 후보가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당 후보가 누가 될지 모르는 것처럼 야당도 한 특정인이 꼭 후보가 되리라는 예상은 하지 않습니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회창 총재와의 대선 대결 결과를 미리 점치는 일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회창 총재가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는 점을 전제로 이최고위원이 스스로 생각하는 상대적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대선을 염두에 두고 특정상대와 자신을 비교하는 일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대선까지는 아직 약 2년이 남아 있고 엄청나게 많은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새로운 인물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급부상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지난 1992년 대선때 클린턴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무명의 주지사에 불과했던 그가 대통령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다이내믹하죠. 저 역시 지난 1997년 대선때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습니다.

대선까지는 앞으로 2년입니다.

숱한 산과 바다를 건너야 할 기간입니다.

그런 시점에서 특정인과 저를 비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차분히 준비할 것입니다.

누군가와의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는 각박한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 대통령이 되기 위한 지적 훈련, 소위 ‘대통령공부’는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까.“전문가들과의 그룹미팅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국정의 주요 현안, 국제관계, 경제문제 등을 놓고 집중적으로 토론하는 방식입니다.

읽어야 할 보고서는 꼭 챙겨 읽는 편입니다.

나름대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대중 설득의 진정한 원천은 ‘확신’― 얼마 전 충청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충청권이 21세기 한국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발언은 또 다른 형태의 지역감정 유발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과거 충청도는 영남 또는 호남 사이를 오가면서 중심을 잃은 정치적 행보를 취한 적이 있었습니다.

또는 양 지역세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작은 지역주의에 휩쓸리는 과오를 범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제 말의 진의는 충청도가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한국 정치의 중심이 돼 달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충청도 표를 결집해 뭘 해 보자는 것이 아니고 충청지역이 영·호남 지역 갈등을 불식하는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해 달라는 나름의 소망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 “월간중앙”의 지난호 인터뷰때 YS는 이최고위원의 목소리에 좋은 평점을 내렸습니다.

정치인에게 좋은 목소리는 어떤 이점으로 작용합니까. ―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아주 많습니다.

예지력, 용기, 열정, 무엇이든 행동에 옮기는 실천력 등을 정치인의 덕목으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본질적인 덕목에 비추어 좋은 목소리가 그 자체로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좋은 목소리가 상대방을 설득하는 유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 이최고위원의 목소리에는 청중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고 평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연 그렇습니까.“대중을 설득하는 힘의 진정한 원천은 ‘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갖고 있어야만 대중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들을 설득할 힘이 묻어나올 리 없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완전히 이해하고 확신하기 전에는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목소리는 하나의 ‘탤런트’에 불과하죠. 설득의 무기로 쓰일 수 있지만 원천적인 힘은 아닙니다.

”―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영남권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비책같은 것이 혹 있습니까.“우리의 정치현실에서 지역감정이 온존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지역감정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어느 개인이 이를 부정한다 해서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영남지역은 그간 한나라당이 줄기차게 지역주의를 자극해온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음 대통령선거 국면에서는 지역주의의 폐해가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봅니다.

한나라당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지역주의의 위력이 대단한 힘을 발휘하기 힘들 것입니다.

나는 그 점을 확신합니다.

경제문제, 또는 남북관계에 대한 목표와 비전, 교육·환경·복지·문화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정책을 누가 얼마나 잘 제시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다른 특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존재합니다.

그들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저는 구상하고 있습니다.

”― 대권 준비 과정에는 상당한 돈이 들어갑니다.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고 있습니까.“지금은 특별한 별도의 자금이 들어가는 시기가 아닙니다.

후보로 확정되면 당에서 선거자금을 대는 것 아닙니까. 정치자금에 관한 한 앞으로는 투명성을 지키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아주 사소한 부정도 인터넷에 뜨면 온 국민이 알아버리는 세상입니다.

그 많은 눈과 귀를 막을 방법이 없지요. 선거자금을 획득하고 사용하는 전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생각입니다.

국가가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쓸 때처럼 관련된 모든 근거를 반드시 남기겠다는 것이죠.”― 영남권이 취약한 이최고위원 입장에서는 YS와의 정치적 연대가 대선 승리의 열쇠가 될 수도 있을 법합니다.

“영남권이 취약하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미 대통령을 지낸 분들을 빼고 영남권에서 한때 6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했던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저는 영남권에서 60% 이상의 지지율을 석달 이상 확보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지지율이 어떻게 무너졌습니까.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금품수수설, 또 ‘이인제 찍으면  DJ 당선된다’는 극렬한 지역감정 선동이 그 높은 지지율을 무너뜨렸습니다.

  60% 이상 지지율을 확보했던 유일한 사람을 두고 ‘영남권이 취약하다’는 말이 도대체 성립될 수 있습니까.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 극악한 조건 속에서도 저는 영남권 표의 26%를 획득했습니다.

그 객관적인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찾아내지 못할 곳 없다”― 민주산악회 재건, 김정일 방한반대 1천만명 서명운동 등 사실상 재개된 YS의 정치활동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그분 나름대로 깊은 뜻이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아직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합니다.

”― YS는 최근 이최고위원의 상도동 금족령을 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친상 이후에는 인사차 조화를 보낸  YS를 부부동반으로 방문, 오찬을 같이하며 덕담을 나눈 적도 있습니다.

상도동 방문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물론입니다.

제가 찾아가지 못할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얼마 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뵙고 한시간 가량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 상도동 오찬에서는 무슨 말이 오갔습니까.“이런저런 얘기가 오갔지만 정치 얘기는 별로 없었습니다.

모친에 대한 이야기, YS의 서예전 등 가벼운 이야기가 화제였죠. 요즘 배드민턴을 열심히 하시는지 자신이 동네의 배드민턴 선수가 됐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모친상때 YS의 조화를 가운데에 둔 것을 보고받고 YS가 노여움을 풀었다고 합니다.

“조화를 가운데 두다니요? 가운데는 절하는 곳인데 조화를 놔둘 수 없지요. 좌우 양쪽에 김대통령과  YS의 조화를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       ― 1997년 대선때 신한국당을 박차고 나와 독자출마를 선언할 때 과연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까.“승리에 대한 확신 없이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겠습니까. 11월4일 국민신당 창당때 자발적인 열렬한 지지자가 무려 4만명이나 모여들었습니다.

전당대회 바로 직전 저는 최정상권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어떻게 됐습니? 치명적인 흑색선전을 이기지 못하고 지지율은 급전직하했습니다.

그런 일이 없었다면 저에 대한 지지율은 4

5% 정도 상승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한국적 정치현실을 극복 못한 것도 저의 책임이기는 합니다.

어쨌든 출마를 결심할 때 저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 대선 후보 가시화는 2002년 4월까지― 중임제 정·부통령제로 헌법개정을 이최고위원의 소신으로 봐도 됩니까.“헌법 개정 구상의 골간은 그 초점이 중임제나 정·부통령제에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과거 헌법의 틀이 국내외의 엄청난 정세 변화를 제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죠. 남북관계의 급변,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시대의 도래, 돌이킬 수 없는 세계화 추세 등의 흐름을 헌법이 수용해야 합니다.

21세기에 맞게 헌법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정치관련 분야의 헌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예컨대 대통령 5년 단임, 국회의원 임기 4년 등은 서로 조화를 이루기 힘든 제도입니다.

정권은 바뀌었는데 국회는 여전히 야당이 지배합니다.

그러니 정권교체후 의원들이 탈당해 당적을 바꾸고 여야간 극단적인 불신감이 조성되기도 합니다.

미국은 대통령선거와 함께 하원의원 전원을 다시 뽑는 선거를 하지 않습니까. 정치권의 비효율을 조장하는 헌법 조항들은 고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이최고위원이 직접 나서서 헌법 개정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진할 의향은 없습니까.“내가 이런 주장을 강하게 하면 또 불필요한 오해가 생깁니다.

학계나 시민단체에서 그런 주장들이 나오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정치권이 이를 받아들이는 절차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아직도 내각제 개헌에 미련을 갖는 자민련과 연대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봐야 합니까.“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자민련이 내각제를 주장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정파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주장입니다.

권력구조 문제에 대한 이견이 정치적 협력이나 연대에 장애가 된다?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그거고 협력은 협력이죠. 별개의 문제입니다.

”― 대선후보는 언제 가시화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까.“저는 조기가시화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희망자들이 국민 앞에 나서서 평가받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통령께서는 2002년 1월에 정기 전당대회가 열리니 아마 그때를 적절한 시점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해 4월 경까지만 후보가 선출되면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6월에는 지방선거가 열리고 그 선거는 선출된 대선후보가 책임을 지고 치러내야 합니다.

2002년 4월 안에만 후보가 선출되면 무난합니다.

서두를 필요가 없어요.”― 최근 사무총장 중심의 당 운영에 강한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당 운영시스템을 어떻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까.“선진국의 정당정치는 원내 중심입니다.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당이 관료화돼서는 안됩니다.

당은 어디까지나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아래로부터 위로 흐르는 상향식 의사소통 구조가 확립돼야 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원내총무 중심으로, 의원 중심으로, 국회 중심으로 당이 운영돼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당은 총재·사무총장·당료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그런 점에서는 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의제에 관해서는 소위 ‘당론’이라는 것이 의원들의 유연한 의정활동을 가로막습니다.

”― 결국 김대통령의 강한 목소리가 그대로 당 운영에 반영되기 때문인가요.“우선 동원되는 당원들이 없어져야 합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당원이 필요한 것이죠. 그러나 이런 문제는 사람의 문제는 아닙니다.

당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죠. 사무총장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당의 시스템 자체를 풀뿌리 당원에 의한 상향식 의사전달 구조로 개혁해야 합니다.

김대통령의 강한 목소리 때문이 아니고 당이 스스로 이런 식으로의 체질개선에 아직은 성공하지 못한 것이 진짜 이유라고 봅니다.

” 박정희 기념관 국가예산 투입은 반대―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두 가지로 요약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박정희 기념관은 그의 고향에 건립돼야 합니다.

둘째, 국가예산을 들여 기념관을 지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업적을 기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해 기금을 거두면 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옳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먼 후대의 사람들이 그의 업적을 기리게 된다면 국고 지원을 통해서도 건립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박정희 시대는 아직은 화석화된 역사가 아닙니다.

그의 업적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고를 들여 기념관을 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박대통령과 닮았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을 갖게 됩니까.“저는 박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독재정치를 펼칠 때 대학을 다녔습니다.

4년 내내 박정희의 독재를 반대해 투쟁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역사의 잣대로 박대통령을 평가할 때 그는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성공시킨 선구자로 높게 평가합니다.

물론 민주화의 진전을 가로막은 장본인이라는 점은 별도로 거론해야 하겠지요. 제가 박대통령과 닮았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긍정적 측면을 지적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기분 나쁠 이유가 없지요.”― 항간에는 정·부통령 중임제 개헌을 전제로 이인제 대통령후보, 박근혜 부통령후보를 막강한 대선 카드로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폭소) 재미있는 발상이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런 말이 나올 단계가 아니죠. 아직 개헌의 ‘개’자도 나오지 않은 시점입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생각나는군요. 그런 생각 해본 적 아직 없습니다.

― 전국정당화의 한 방편으로 박근혜씨와의 연대도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 아닙니까.“저는 전국정당을 그렇게 인물끼리의 연합으로 보지 않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전국정당은 정책정당을 의미합니다.

물론 다른 지역의 인물들이 모여 당을 한다면 전국정당화에 도움을 주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본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같은 정책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당을 만들고 상대당과 정책을 가지고 경쟁해야 뿌리깊은 전국정당이 건설될 것으로 봅니다.

” ― 민주당의 직선제 최고위원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최고위원들이 의욕이 없거나 현 국정상황을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고위원들의 리더십은 행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하에서만 발휘될 수 있습니다.

야당도 아니고 집권당인데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 공허한 목소리를 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당은 행정부를 정책차원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역량이 없습니다.

광범위한 정보, 많은 전문인력의 도움 등이 필요한데 우리 당에는 그런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그러니까 주도권을 행사할 수 없지요. 그래서 우리 당은 부설 국가경영전략연구소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주 의미있는 시도로 생각합니다.

브레인집단을 양성해 정책개발 역량을 강화해 보자는 것이죠. 그 뒷받침을 받아야 최고위원들이 밀도있는 논의를 진행시키고 필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는 그런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최고위원들이 시원시원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습니다.

”― 그간 최고위원회가 국가경영이나 정책결정 등에서 내세울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 있습니까.“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은 없었지만 민감하고 시급한 각종 국가정책과 관련, 매우 심도있는 논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도력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자민련 교섭단체를 위한 국회법 날치기 통과같은 일이 재연된다면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이에 따르겠습니까.“날치기라는 말은 범죄세계에서나 쓰는 말 아닙니까. 참 문제가 많은 용어입니다.

어떤 의안이든 충분한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의회를 한번 가보십시오. 의원들은 그야말로 끊임없이 토론합니다.

토론 시간을 정해 놓고 각박하게 몰아붙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현실은 어떻습니까. 토론은 커녕 아예 의안의 상정조차 막아버립니다.

의회정치의 본질적인 기능 자체를 손상시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다른 대안이 있으면 말씀해 보세요. 토론 자체를 특정 정파가 막아버리니 그 다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참 문제입니다.

토론도 없이 의안을 통과시키려는 것도 문제지만 의안의 상정 자체를 막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이인제 대권]


”― 경제난을 예고하는 불길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권력의 도덕성을 훼손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김대통령의 총재직 사퇴, 거국내각 구성도 고려해 볼 만한 타개책 아닌지요.“국민 여론이 그렇게 요구한다면 겸허하게 수용해야겠지요. 그러나 야당의 총재가 그런 요구를 해서는 안됩니다.

야당은 국회가 정말로 일을 해야 할 때 무려 40일씩이나 정기국회와 임시국회를 파행으로 몰아갔습니다.

그 40일이 얼마나 소중한 기간이었습니까. 국회는 금융권과 기업의 구조조정에 필요한 법률안들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아무 일도 못했습니다.

이 기간 한국시장에 대한 해외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여당 못지않게 야당의 책임도 큽니다.

그런데 모든 책임을 여당에 전가한 채 그런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이회창 총재는 국회 연설 첫마디에서 ‘국가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산에 불을 놓고 ‘불이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나는 아주 비감한 심정을 느꼈습니다.

” “김대통령 총재직 사퇴는 절대 안된다”― 책임이야 누구에게 있든 지금 상황이 절박한 만큼 하나의 위기 극복책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거죠.“국민이 대통령을 뽑았고 여당 역시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대통령이 당 총재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국가경영을 해나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책임정치의 본령입니다.

”― ‘정현준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 발표가 불신받고 있습니다.

특검을 통한 명명백백한 진상규명이 필요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검찰이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과거 검찰에 대한 불신의  연장선상에서 너무 몰아붙이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검찰이 과거의 불신을 털고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 결과가 의혹을 풀지 못했다는 것은 나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검찰은 신이 아닙니다.

주어진 증거와 정황만을 토대로 수사해야 하는 국가기관입니다.

검찰이 무엇인가를 고의로 은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옷로비 사건이나 한빛은행 사건, 이번 동방신용금고 사건은 모두 사건의 핵심 관련자들이 미리 들을 만나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사건에서 검찰이 무엇을 어떻게 은폐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검찰이 능력이 부족해 못밝혔는지 모르겠지만 고의로 은폐할 수는 없는 사건들이라는 거죠. 검찰 흔들어 놓고 사회 기강을 어떻게 잡을 수 있습니까. 신뢰하고 도와주고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좋겠습니까.“시대의 흐름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냉전구도를 평화구도로 바꿔 나가는 중이니 아직 폐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 DJ의 대북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십니까. 최근 발언을 볼 때 DJ 대북정책의 계승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한반도의 냉전구도는 가능한 한 빨리 해체돼야 합니다.

해체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능동적으로 해체해 나가야 합니다.

북한과의 관계 발전에서 인도적 지원에서는 상호주의를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식량·약품·비료 등의 제공이 인도적 지원에 해당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정치·군사·경제 분야는 상호적인 것입니다.

쌍방이 책임과 의무를 나눠가져야 하는 분야죠. 한·미군사동맹, 한·미·일 3각공조체제, 중국·러시아와의 우호 지속을 통해 안보체제의 틀을 더욱 굳건히 다져가야 합니다.

이런 기반 위에서 한반도 냉전체제의 능동적인 해체를 추구하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대북관입니다.

김대통령의 대북·통일관과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일을 어떤 인물로 보고 있습니까.“아직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의 인물평을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인간인가 하는 점은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가 현실적으로 북한의 최고통치자이며 싫든 좋든 우리는 그를 상대하지 않고는 남북문제를 한치도 풀어나갈 수 없기 때문이죠. 지난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낸 그는 과거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상식적인 판단력을 갖추고 있고 대화가 가능하며 향후 협상과 협력을 같이 논할 수 있는 상대라는 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측이 김일성 주석의 묘소 참배를 권유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어떤 경우에라도 그들이 우리에게 참배를 강요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참배하느냐 또는 하지 않느냐의 문제는 결국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죠. 참배를 하고 안하고는 그래서 방북 당시의 시기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참배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미리 예단해 말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 공적자금 140조 투입, 투명하게 조사돼야― “북한 사람들은 왜 가슴에 김일성 배지를 달고 다니느냐”는 질문을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솔직히 저도 왜 북한 주민들이 가슴에 배지를 달고 다녀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정확한 이유는 그 사람들에게 물어야지요. 다만 그들은 해방 이후 우리와는 전혀 다른 이데올로기, 체제, 시스템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우리의 가치관과 세계관만으로 그들을 평가한다면 그들과 한반도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고 대화하기는 불가능해집니다.

결코 유익하지 않은 일이죠.”― 최근 경제상황이 극히 어렵습니다.

IMF 위기는 정말 극복된 겁니까.“IMF 위기의 본질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그 대답이 달라질 수 있겠지요. IMF를 단순히 외환위기로만 보면 훌륭하게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거시지표만으로 볼 때는 지금의 는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안정궤도 안에 들어온 셈이지요. 그런데 위기의 본질을 넓게 규정한다면 사정은 좀 달라집니다.

외환위기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결함, 또 그런 결함을 가져온 실물경제의 실패까지 외연을 넓힌다면 IMF 위기는 여전히 상존한다고 봐야지요. 그렇다면 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이 남아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의 구조적 결함들이 완전히 극복됐다고는 누구도 말한 적이 없습니다.

결국 그런 위기들은 새로운 시련, 새로운 도전에 불과합니다.

실패했다,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매순간 새로 제기되는 과제를 진취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과거 우리의 노력이 전면적으로 잘못됐다고 보는 것은 건강한 시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IMF가 극복됐다는 식의 치적 홍보가 긴장 이완과 모럴해저드를 불러 오늘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비판의 소리를 경청합니다.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IMF 위기를 단순히 외환위기로 한정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금융기관을 퇴출, 정리하고 그 기관에 몸담았던 종사자들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재벌기업에 대한 회계의 투명성 확보, 부채비율 축소, 지배구조 개선 등을 시도했던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나름대로는 상당히 강도높게 독려해 왔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증폭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개별 경제 주체들로 하여금 구조조정을 위해 요구되는 현실적 고통을 냉정하게 직시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쉽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경제정책을 입안해야 한다는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 최근 제기된 수도권 신도시 건설 계획에 반대한 이유는 무엇입니까.“건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일부 정책부서에서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건설 경기의 침체가 지역경제와 서민들의 삶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IMF 위기가 오기 전 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투기열풍, 그에 따른 거품현상의 현실화 등이 건설 경기의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도권 신도시 건설로 현재 건설산업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은 올바른 처방이 아니라고 봅니다.

다른 실물분야에서 경쟁력이 강화돼 건강한 수요가 창출돼야 진짜 건설 경기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수도권 신도시 개발로 인해 얻는 이익은 그로 인해 잃는 것에 비해 매우 사소하다는 것?저의 생각입니다.

”― 공적자금 140조원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을 어떤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습니까.“공적자금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혈세와 같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공적자금 운용의 윤리성과 효율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결국 국가가 원리금에 대해 보증을 서서 조성한 자금이기 때문에 세금과 같은 정도의 윤리성과 효율성을 담보해야 합니다.

곧 국회에서 공적자금을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한 관련 법안들이 제정돼 통과되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 자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철저한 조사를 해봐야 할 것입니다.

” 진인사대천명, 후회는 없다― 이제 개인적인 질문을 몇가지 드리겠습니다.

최고위원께서 고교 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목, 또 별로 성적이 좋지 않았거나 싫어했던 과목은 무엇이었습니까.“가장 좋아했고 잘한 과목은 수학이었죠.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밖에 다른 과목들은 다 비슷비슷했지요.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던 과목은 화학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딸 둘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평소 그들에게 어떤 삶의 자세를 가르치고 있습니까.“대학 3학년, 1학년 된 두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만 나는 그들에게 일절 간섭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삶은 그들이 풀어야 할 과제일 뿐 아버지가 대신할 수 있는 문제란 거의 없다는 생각입니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거의 절대적인 자유를 부여하는 사람입니다.

늘 친구처럼 대하며 아이들에게 하는 말은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따뜻하게 대하라는 말뿐입니다.

특히 어려운 친구에게 잘하라는 말을 해줍니다.

그밖의 어드바이스는 하지 않습니다.

학교도, 전공과목도 모두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했습니다.

노동부 장관·경기도지사 시절에도 나는 조직의 창발성과 자유를 최대한 존중했습니다.

조직의 목표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직원의 자발적인 노력과 목표의식을 최대한 이끌어내려 했지요. 그렇게 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제 가치관의 중심은 결국 ‘자유’입니다.

”―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가장 후회스럽고 마음에 걸리는 일 한가지를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제가 좌우명처럼 생각하는 글귀는 ‘진인사대천명’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의 일은 하늘에 맡긴다는 것이지요. 후회를 남길 만한 일은 잘 하지 않는 것이 저의 오랜 생활태도입니다.

뭔가 납득이 가지 않고 스스로 확신이 서기 전에는 섣불리 행동하지 않습니다만 일단 결론이 내려지면 뒤 안돌아보고 달려가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내 인생을 돌아볼 때 별로 후회스런 일은 없습니다.

순간순간 결단을 내릴  때는 대단히 고통스러웠지만, 그 결단으로 인해 후회해본 일은 없습니다.

”―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십니까.“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제 건강 유지의 비결입니다.

의원회관 지하에 있는 체력단련실에서 하루 30분간 운동을 하지만 그것도 바쁜 일정 때문에 매일 하지는 못합니다.

새벽 일정이 많아 오랫동안 해오던 하루 4km의 조깅을 이제는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영화 “벤허”, 벽초의 “임꺽정”에 매료― 결례의 질문을 하나 하겟습니다.

신장이 정확히 얼마나 되십니까.“박정희 대통령과 꼭 같은 키입니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도 저와 같은 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 작은 키 때문에 혹시 콤플렉스를 느낀 적은 없습니까.“제 키는 중학교때 신장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때 열등감을 느낀 적이 있지요. 그러나 그런 심리적인 문제는 이미 극복한 지 오래입니다.

”― 부인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습니까.“친구로 중3때 만나 13년간이나 사귀다 결혼했기 때문에 딱 꼬집어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 프로포즈는 어떻게 했습니까.“13년이나 사귀면서 서로 결혼하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프로포즈할 일이 없었습니다.

”― 일생을 통해 가장 감명받았던 영화와 책은 어떤 것입니까.“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벤허’입니다.

무려 다섯번씩이나 본 기억이 납니다.

스케일이 컸던 점도 인상에 남지만, 그 영화가 말하는 주제도 매력이 있었습니다.

약소민족이었던 이스라엘이 강대국 로마제국의 침략을 받는 과정에서 한 걸출한 인물의 핍박과 고난이 이 영화의 핵심 모티프죠. 정의롭지 못한 무력에 맞서 싸우는 신앙의 힘을 감동깊게 그린 영화입니다.

찰톤 헤스톤의 남성적 매력, 연로서의 걸출함도 이 영화를 잊을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도 또 보고 싶은 영화죠.읽었던 수많은 책 중 한두권을 꼽기란 쉬운 일은 아니군요. 저는 책을 한번 잡으면 밤새워 읽는 열독가입니다.

중3때 읽은 펄벅 여사의 ‘대지’, 벽초 홍명희 선생의 ‘임꺽정’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벽초 선생의 ‘임꺽정’이 주는 감동은 대단했습니다.

10권짜리 장편을 열흘만에 독파할 정도였으니까요.”― 평소 중요한 결단을 내릴 때 주변 사람들의 충고나 조언을 경청하는 편입니까.“저는 결단을 내릴 때 오랫동안 심사숙고하는 편입니다.

확신이 서지 않으면 행동에 옮기지 않고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는 일은 시작하지 않으니까요. 결정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나를 확신시키는 과정, 나를 납득시키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주변 사람들의 충고나 조언도 경청하지만, 그들의 충고 역시 내 안에서 소화가 돼 확신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실행에 옮기지 않는 편입니다.

고통스럽게 결정하지만 결정한 일은 매섭고 단호하게 실천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 2000년 12월호 | 날짜 2000.12.13 kr;glutton4@joongang.co.kr)  이인제 캠프가 요즘 부산해졌다.

[이인제 대권] 진실 또는 거짓..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발언으로 정가에 파문을 던지면서 캠프 안의 분위기는 더욱 부산해졌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은 그를 찾는 사람들로 매시간 북적거린다.

서류를 들고 보고순서를 기다리는 참모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한동안 중단했던 지방 강연을 시작했고, 잦은 새벽 일정 때문에 하루 4km의 아침 조깅도 중단했다.

그는 지난 11월1일 서울 강남과 강북 두곳에 새 사무실을 동시에 열었다.

테헤란로의 홍보팀 사무실, 마포 오피스텔의 측근참모 사무실 등이 그것이다.

테헤란로 사무실에는 이최고위원의 이미지 메이킹 작업을 수행하는 10명 가량의 홍보맨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결단력 있지만 온화하고 포용력 있는’ 차기주자로서의 이미지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보다 환하게 웃고’ ‘검은색 계통 양복을 피하라’는 구체적인 주문을 내놓을 정도다.

마포 오피스텔에는 국민신당 사무총장 출신 박범진 전 의원, 김윤수(전 자민련 수석 대변인)·김충근(전 국민신당 대변인) 등 핵심 참모가 모인다.

김윤수·김충근씨는 각각 조선·동아일보 출신으로 이인제 캠프의 대 언론 전략을 집중 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최고위원의 ‘국민지지 후보론’이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단호하다.

여권내 최고의 국민 지지도가 전당대회라는 ‘필터’를 통해 왜곡돼서는 안된다는 경고가 이 메시지의 핵심이다.

이 발언을 통해 여권 핵심부를 향한 그의 압박이 시작됐다는 관측도 있다.

그 압박을 꾸준히 에스컬레이트해가며 자신의 후보 선출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시각이다.

당내 역학구도상 전당대회의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이최고위원이 전당대회의 성격 자체를 바꾸려는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여권 내 의혹 제기도 있다.

이최고위원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를 통해 ‘축제 분위기의 전당대회’론을 제시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후보지명 전당대회를 그 모범 사례로 거론했다.

국민의 지지가 미약하고 본선 경쟁력이 없는 후보는 ‘스스로 알아서’ 거취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1

2%대의 국민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 대열에 나서서 도대체 뭘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최고위원의 이번 발언을 ‘경선 불복과 탈당’의 복선으로 보는 시각은 다소 성급하다.

한국적 정치지형 하에서 경선에 불복해 탈당한 후보가 당선에 이르기는 그야말로 지난한 여정이다.

거의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최고위원 스스로 1997년 대선때 경험한 것처럼 타 후보 당선의 변수로 그칠 가능성이 많다.

다시 말해 ‘경선 불복과 탈당’ 카드는 임계점까지의 효용이 있을 뿐 막상 그 임계점을 넘으면 스스로 붕괴돼 버리는 한계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최고위원의 이번 발언은 그래서 훨씬 포괄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경선 불복’이라는 ‘안티적’ 동기보다 ‘이인제 대세론’이 전당대회의 분위기로 그대로 이어지게 만드는 적극적 전략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래서 그는 동원된 당원의 배제, 상향식 당 운영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국민의 의사를 ‘숙지한’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전당대회전 미국식 예비선거의 도입을 주장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같은 이유로 일단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는 ?뭐?지지’라는 최대의 명분과 아울러 ‘김대통령의 지지’라는 최후의 보장을 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김대통령은 지지하는 후보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후보 가시화를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나 최근 DJ 대북정책의 계승을 공공연히 설파하는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는 대통령의 뜻을 ‘역린’하고서는 전당대회 관문을 뚫기 어렵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전당대회 전까지 높은 국민 지지도를 유지하고, 사전에 김대통령의 지지 의사를 획득할 수만 있다면 그는 2002년초 후보 선출 전당대회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월간중앙”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런 복잡하고 깊은 ‘대권전략’의 심중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국민 지지받는 사람 후보 돼야― YS는 지난번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 고지에 가장 근접한 인사로 이최고위원을 꼽았습니다.

그간 두분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상당히 파격적인 발언이라 할 만합니다.

어떤 느낌을 받았습니까.“하나의 객관적인 예상을 하신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정치적 복선이 깔린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내가 놀란 것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 대한 그분의 부정적 인식입니다.

여러 가지 일로 두분 사이가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이총재를 그토록 격한 어조로, 그토록 직설적인 표현으로 폄하한 데 대해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 “국민이 지지하는 사람이 후보가 되지 못하면 불행한 일이 생긴다”는 최근 발언의 진의는 무엇입니까.“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최고의 공직입니다.

대통령직의 후보가 될 사람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고도 절대적인 기준입니다.

저는 하나의 원칙론을 개진한 것입니다.

그런 관행이 우리 정당정치에 뿌리내려야 한국 정치는 되살아납니다.

”― 그러나 우리의 정치 현실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당내 경선 과정을 통과해야 하지 않습니까.“물론이죠. 그런데 경선 과정 자체가 국민의 뜻을 확인하는 마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대통령후보 선출 과정이 바로 그런 마당 아닙니까. 대만의 경우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번도 정권을 내준 적이 없는 국민당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후보를 내세웠다 결국 패배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런 자명한 논리를 얘기한 것이 뭐, 잘못된 일입니까. 이런 말 저런 말 나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합니다.

김대통령 역시 지난 5월 한 중앙 유력지와의 회견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될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 그렇다면 이최고위원은 국민의 지지를 얼마나 받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각종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를 저도 보고 있습니다만 지금의 지지도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대통령후보를 선출하는 시점에서의 국민 지지가 관건입니다.

후보를 선출할 시점에서 국민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선거에 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이최고위원의 경우 본선보다 당내 예선 통과가 더 힘겨울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습니다.

“나는 그런 시각에 괘념하지 않습니다.

후보를 선출할 시기가 오면 희망하는 인사들이 자신의 철학과 비전과 정책을 들고 나와 국민 앞에 선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요즘 여론조사가 얼마나 과학적이고 정확합니까.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는 사람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러면 아주 자연스럽게 후보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사람이라도 당내 예선을 반드시 통과하리라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그런 불행한 결과를 미리 예측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     사랑방정치, 패거리정치 청산해야―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말은 일견 당연한 것처럼  들리면서도 배경에 깔린 정치적 복선은 간단치 않아 보입니다.

전당대회의 고유기능, 즉 대통령후보를 대의원의 뜻에 따라 선출하는 기능을 부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정치문화의 근본을 바꿔 보자는 주장입니다.

한국 정치에는 사랑방 정치, 패거리 정치라는 오명이 따라다닙니다.

줄세우기라는 말도 횡행했지요. 이제는 그것을 극복할 단계가 왔다는 것입니다.

지난 대선 때의 신한국당의 비극을 이제는 되풀이하지 말자는 것이지요.미국의 올해 대선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민주당 예비 선거에서 빌 브래들리 후보가 고어 후보에게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국민과 당원의 지지가 따르지 않자 브래들리는 깨끗이 포기했습니다.

공화당에서는 존 매케인이 조지 부시에게 거세게 도전했지만 역시 중도하차했습니다.

그래서 양당 모두 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는 축제 분위기로 끝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명백하지 않습니까. 지난번 신한국당 경선에서도 국민 지지도가 1

2%에 지나지 않는 후보들이 끝까지, 맹목적으로 경선에 집착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후보가 돼서 뭘 어쩌자는 겁니까.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 지지가 없는 사람은 대권의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이제 그런 정치문화가 정착돼야 하고 당위론을 떠나 앞으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입니다.

”― 김대통령이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논리와 상호 모순되는 것 아닙니까.“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당내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대의원 아닙니까. 대의원이 지지하는 후보를 피력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 국민이 지지하는 후보와 대통령이 선호하는 후보가 반드시 일치하리라는 보장도 없는 것 아닙니까.“대의원들은 국민의 지지를 결집해 후보를 선출하는 것입니다.

또한 대통령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공개 리에 표명하는 일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민주당내 예비후보 중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고 있는 인사가 있습니까.“지금 단계에서 그런 사람을 의식하거나 견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지금은 각자의 역량과 자질을 키워나가고 국민이 원하는 21세기의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탐구해야 할 때입니다.

”― 만일 대선에서 이회창 총재와 맞대결하게 된다면 승리를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저는 야당 역시 차기 대선까지는 상당한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변화가 매일 이뤄집니다.

정치권, 특히 야권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이회창 총재가 꼭 후보가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당 후보가 누가 될지 모르는 것처럼 야당도 한 특정인이 꼭 후보가 되리라는 예상은 하지 않습니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회창 총재와의 대선 대결 결과를 미리 점치는 일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회창 총재가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는 점을 전제로 이최고위원이 스스로 생각하는 상대적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대선을 염두에 두고 특정상대와 자신을 비교하는 일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대선까지는 아직 약 2년이 남아 있고 엄청나게 많은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새로운 인물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급부상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지난 1992년 대선때 클린턴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무명의 주지사에 불과했던 그가 대통령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다이내믹하죠. 저 역시 지난 1997년 대선때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습니다.

대선까지는 앞으로 2년입니다.

숱한 산과 바다를 건너야 할 기간입니다.

그런 시점에서 특정인과 저를 비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차분히 준비할 것입니다.

누군가와의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는 각박한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 대통령이 되기 위한 지적 훈련, 소위 ‘대통령공부’는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까.“전문가들과의 그룹미팅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국정의 주요 현안, 국제관계, 경제문제 등을 놓고 집중적으로 토론하는 방식입니다.

읽어야 할 보고서는 꼭 챙겨 읽는 편입니다.

나름대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대중 설득의 진정한 원천은 ‘확신’― 얼마 전 충청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충청권이 21세기 한국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발언은 또 다른 형태의 지역감정 유발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과거 충청도는 영남 또는 호남 사이를 오가면서 중심을 잃은 정치적 행보를 취한 적이 있었습니다.

또는 양 지역세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작은 지역주의에 휩쓸리는 과오를 범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제 말의 진의는 충청도가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한국 정치의 중심이 돼 달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충청도 표를 결집해 뭘 해 보자는 것이 아니고 충청지역이 영·호남 지역 갈등을 불식하는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해 달라는 나름의 소망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 “월간중앙”의 지난호 인터뷰때 YS는 이최고위원의 목소리에 좋은 평점을 내렸습니다.

정치인에게 좋은 목소리는 어떤 이점으로 작용합니까. ―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아주 많습니다.

예지력, 용기, 열정, 무엇이든 행동에 옮기는 실천력 등을 정치인의 덕목으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본질적인 덕목에 비추어 좋은 목소리가 그 자체로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좋은 목소리가 상대방을 설득하는 유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 이최고위원의 목소리에는 청중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고 평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연 그렇습니까.“대중을 설득하는 힘의 진정한 원천은 ‘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갖고 있어야만 대중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들을 설득할 힘이 묻어나올 리 없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완전히 이해하고 확신하기 전에는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목소리는 하나의 ‘탤런트’에 불과하죠. 설득의 무기로 쓰일 수 있지만 원천적인 힘은 아닙니다.

”―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영남권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비책같은 것이 혹 있습니까.“우리의 정치현실에서 지역감정이 온존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지역감정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어느 개인이 이를 부정한다 해서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영남지역은 그간 한나라당이 줄기차게 지역주의를 자극해온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음 대통령선거 국면에서는 지역주의의 폐해가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봅니다.

한나라당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지역주의의 위력이 대단한 힘을 발휘하기 힘들 것입니다.

나는 그 점을 확신합니다.

경제문제, 또는 남북관계에 대한 목표와 비전, 교육·환경·복지·문화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정책을 누가 얼마나 잘 제시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다른 특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존재합니다.

그들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저는 구상하고 있습니다.

”― 대권 준비 과정에는 상당한 돈이 들어갑니다.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고 있습니까.“지금은 특별한 별도의 자금이 들어가는 시기가 아닙니다.

후보로 확정되면 당에서 선거자금을 대는 것 아닙니까. 정치자금에 관한 한 앞으로는 투명성을 지키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아주 사소한 부정도 인터넷에 뜨면 온 국민이 알아버리는 세상입니다.

그 많은 눈과 귀를 막을 방법이 없지요. 선거자금을 획득하고 사용하는 전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생각입니다.

국가가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쓸 때처럼 관련된 모든 근거를 반드시 남기겠다는 것이죠.”― 영남권이 취약한 이최고위원 입장에서는 YS와의 정치적 연대가 대선 승리의 열쇠가 될 수도 있을 법합니다.

“영남권이 취약하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미 대통령을 지낸 분들을 빼고 영남권에서 한때 6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했던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저는 영남권에서 60% 이상의 지지율을 석달 이상 확보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지지율이 어떻게 무너졌습니까.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금품수수설, 또 ‘이인제 찍으면  DJ 당선된다’는 극렬한 지역감정 선동이 그 높은 지지율을 무너뜨렸습니다.

  60% 이상 지지율을 확보했던 유일한 사람을 두고 ‘영남권이 취약하다’는 말이 도대체 성립될 수 있습니까.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 극악한 조건 속에서도 저는 영남권 표의 26%를 획득했습니다.

그 객관적인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찾아내지 못할 곳 없다”― 민주산악회 재건, 김정일 방한반대 1천만명 서명운동 등 사실상 재개된 YS의 정치활동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그분 나름대로 깊은 뜻이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아직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합니다.

”― YS는 최근 이최고위원의 상도동 금족령을 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친상 이후에는 인사차 조화를 보낸  YS를 부부동반으로 방문, 오찬을 같이하며 덕담을 나눈 적도 있습니다.

상도동 방문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물론입니다.

제가 찾아가지 못할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얼마 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뵙고 한시간 가량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 상도동 오찬에서는 무슨 말이 오갔습니까.“이런저런 얘기가 오갔지만 정치 얘기는 별로 없었습니다.

모친에 대한 이야기, YS의 서예전 등 가벼운 이야기가 화제였죠. 요즘 배드민턴을 열심히 하시는지 자신이 동네의 배드민턴 선수가 됐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모친상때 YS의 조화를 가운데에 둔 것을 보고받고 YS가 노여움을 풀었다고 합니다.

“조화를 가운데 두다니요? 가운데는 절하는 곳인데 조화를 놔둘 수 없지요. 좌우 양쪽에 김대통령과  YS의 조화를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       ― 1997년 대선때 신한국당을 박차고 나와 독자출마를 선언할 때 과연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까.“승리에 대한 확신 없이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겠습니까. 11월4일 국민신당 창당때 자발적인 열렬한 지지자가 무려 4만명이나 모여들었습니다.

전당대회 바로 직전 저는 최정상권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어떻게 됐습니? 치명적인 흑색선전을 이기지 못하고 지지율은 급전직하했습니다.

그런 일이 없었다면 저에 대한 지지율은 4

5% 정도 상승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한국적 정치현실을 극복 못한 것도 저의 책임이기는 합니다.

어쨌든 출마를 결심할 때 저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 대선 후보 가시화는 2002년 4월까지― 중임제 정·부통령제로 헌법개정을 이최고위원의 소신으로 봐도 됩니까.“헌법 개정 구상의 골간은 그 초점이 중임제나 정·부통령제에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과거 헌법의 틀이 국내외의 엄청난 정세 변화를 제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죠. 남북관계의 급변,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시대의 도래, 돌이킬 수 없는 세계화 추세 등의 흐름을 헌법이 수용해야 합니다.

21세기에 맞게 헌법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정치관련 분야의 헌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예컨대 대통령 5년 단임, 국회의원 임기 4년 등은 서로 조화를 이루기 힘든 제도입니다.

정권은 바뀌었는데 국회는 여전히 야당이 지배합니다.

그러니 정권교체후 의원들이 탈당해 당적을 바꾸고 여야간 극단적인 불신감이 조성되기도 합니다.

미국은 대통령선거와 함께 하원의원 전원을 다시 뽑는 선거를 하지 않습니까. 정치권의 비효율을 조장하는 헌법 조항들은 고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이최고위원이 직접 나서서 헌법 개정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진할 의향은 없습니까.“내가 이런 주장을 강하게 하면 또 불필요한 오해가 생깁니다.

학계나 시민단체에서 그런 주장들이 나오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정치권이 이를 받아들이는 절차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아직도 내각제 개헌에 미련을 갖는 자민련과 연대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봐야 합니까.“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자민련이 내각제를 주장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정파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주장입니다.

권력구조 문제에 대한 이견이 정치적 협력이나 연대에 장애가 된다?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그거고 협력은 협력이죠. 별개의 문제입니다.

”― 대선후보는 언제 가시화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까.“저는 조기가시화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희망자들이 국민 앞에 나서서 평가받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통령께서는 2002년 1월에 정기 전당대회가 열리니 아마 그때를 적절한 시점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해 4월 경까지만 후보가 선출되면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6월에는 지방선거가 열리고 그 선거는 선출된 대선후보가 책임을 지고 치러내야 합니다.

2002년 4월 안에만 후보가 선출되면 무난합니다.

서두를 필요가 없어요.”― 최근 사무총장 중심의 당 운영에 강한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당 운영시스템을 어떻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까.“선진국의 정당정치는 원내 중심입니다.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당이 관료화돼서는 안됩니다.

당은 어디까지나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아래로부터 위로 흐르는 상향식 의사소통 구조가 확립돼야 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원내총무 중심으로, 의원 중심으로, 국회 중심으로 당이 운영돼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당은 총재·사무총장·당료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그런 점에서는 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의제에 관해서는 소위 ‘당론’이라는 것이 의원들의 유연한 의정활동을 가로막습니다.

”― 결국 김대통령의 강한 목소리가 그대로 당 운영에 반영되기 때문인가요.“우선 동원되는 당원들이 없어져야 합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당원이 필요한 것이죠. 그러나 이런 문제는 사람의 문제는 아닙니다.

당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죠. 사무총장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당의 시스템 자체를 풀뿌리 당원에 의한 상향식 의사전달 구조로 개혁해야 합니다.

김대통령의 강한 목소리 때문이 아니고 당이 스스로 이런 식으로의 체질개선에 아직은 성공하지 못한 것이 진짜 이유라고 봅니다.

” 박정희 기념관 국가예산 투입은 반대―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두 가지로 요약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박정희 기념관은 그의 고향에 건립돼야 합니다.

둘째, 국가예산을 들여 기념관을 지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업적을 기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해 기금을 거두면 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옳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먼 후대의 사람들이 그의 업적을 기리게 된다면 국고 지원을 통해서도 건립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박정희 시대는 아직은 화석화된 역사가 아닙니다.

그의 업적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고를 들여 기념관을 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박대통령과 닮았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을 갖게 됩니까.“저는 박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독재정치를 펼칠 때 대학을 다녔습니다.

4년 내내 박정희의 독재를 반대해 투쟁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역사의 잣대로 박대통령을 평가할 때 그는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성공시킨 선구자로 높게 평가합니다.

물론 민주화의 진전을 가로막은 장본인이라는 점은 별도로 거론해야 하겠지요. 제가 박대통령과 닮았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긍정적 측면을 지적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기분 나쁠 이유가 없지요.”― 항간에는 정·부통령 중임제 개헌을 전제로 이인제 대통령후보, 박근혜 부통령후보를 막강한 대선 카드로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폭소) 재미있는 발상이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런 말이 나올 단계가 아니죠. 아직 개헌의 ‘개’자도 나오지 않은 시점입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생각나는군요. 그런 생각 해본 적 아직 없습니다.

― 전국정당화의 한 방편으로 박근혜씨와의 연대도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 아닙니까.“저는 전국정당을 그렇게 인물끼리의 연합으로 보지 않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전국정당은 정책정당을 의미합니다.

물론 다른 지역의 인물들이 모여 당을 한다면 전국정당화에 도움을 주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본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같은 정책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당을 만들고 상대당과 정책을 가지고 경쟁해야 뿌리깊은 전국정당이 건설될 것으로 봅니다.

” ― 민주당의 직선제 최고위원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최고위원들이 의욕이 없거나 현 국정상황을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고위원들의 리더십은 행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하에서만 발휘될 수 있습니다.

야당도 아니고 집권당인데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 공허한 목소리를 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당은 행정부를 정책차원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역량이 없습니다.

광범위한 정보, 많은 전문인력의 도움 등이 필요한데 우리 당에는 그런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그러니까 주도권을 행사할 수 없지요. 그래서 우리 당은 부설 국가경영전략연구소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주 의미있는 시도로 생각합니다.

브레인집단을 양성해 정책개발 역량을 강화해 보자는 것이죠. 그 뒷받침을 받아야 최고위원들이 밀도있는 논의를 진행시키고 필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는 그런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최고위원들이 시원시원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습니다.

”― 그간 최고위원회가 국가경영이나 정책결정 등에서 내세울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 있습니까.“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은 없었지만 민감하고 시급한 각종 국가정책과 관련, 매우 심도있는 논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도력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자민련 교섭단체를 위한 국회법 날치기 통과같은 일이 재연된다면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이에 따르겠습니까.“날치기라는 말은 범죄세계에서나 쓰는 말 아닙니까. 참 문제가 많은 용어입니다.

어떤 의안이든 충분한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의회를 한번 가보십시오. 의원들은 그야말로 끊임없이 토론합니다.

토론 시간을 정해 놓고 각박하게 몰아붙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현실은 어떻습니까. 토론은 커녕 아예 의안의 상정조차 막아버립니다.

의회정치의 본질적인 기능 자체를 손상시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다른 대안이 있으면 말씀해 보세요. 토론 자체를 특정 정파가 막아버리니 그 다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참 문제입니다.

토론도 없이 의안을 통과시키려는 것도 문제지만 의안의 상정 자체를 막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 경제난을 예고하는 불길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권력의 도덕성을 훼손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김대통령의 총재직 사퇴, 거국내각 구성도 고려해 볼 만한 타개책 아닌지요.“국민 여론이 그렇게 요구한다면 겸허하게 수용해야겠지요. 그러나 야당의 총재가 그런 요구를 해서는 안됩니다.

야당은 국회가 정말로 일을 해야 할 때 무려 40일씩이나 정기국회와 임시국회를 파행으로 몰아갔습니다.

그 40일이 얼마나 소중한 기간이었습니까. 국회는 금융권과 기업의 구조조정에 필요한 법률안들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아무 일도 못했습니다.

이 기간 한국시장에 대한 해외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여당 못지않게 야당의 책임도 큽니다.

그런데 모든 책임을 여당에 전가한 채 그런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이회창 총재는 국회 연설 첫마디에서 ‘국가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산에 불을 놓고 ‘불이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나는 아주 비감한 심정을 느꼈습니다.

” “김대통령 총재직 사퇴는 절대 안된다”― 책임이야 누구에게 있든 지금 상황이 절박한 만큼 하나의 위기 극복책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거죠.“국민이 대통령을 뽑았고 여당 역시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대통령이 당 총재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국가경영을 해나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책임정치의 본령입니다.

”― ‘정현준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 발표가 불신받고 있습니다.

특검을 통한 명명백백한 진상규명이 필요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검찰이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과거 검찰에 대한 불신의  연장선상에서 너무 몰아붙이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검찰이 과거의 불신을 털고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 결과가 의혹을 풀지 못했다는 것은 나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검찰은 신이 아닙니다.

주어진 증거와 정황만을 토대로 수사해야 하는 국가기관입니다.

검찰이 무엇인가를 고의로 은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옷로비 사건이나 한빛은행 사건, 이번 동방신용금고 사건은 모두 사건의 핵심 관련자들이 미리 들을 만나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사건에서 검찰이 무엇을 어떻게 은폐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검찰이 능력이 부족해 못밝혔는지 모르겠지만 고의로 은폐할 수는 없는 사건들이라는 거죠. 검찰 흔들어 놓고 사회 기강을 어떻게 잡을 수 있습니까. 신뢰하고 도와주고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좋겠습니까.“시대의 흐름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냉전구도를 평화구도로 바꿔 나가는 중이니 아직 폐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 DJ의 대북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십니까. 최근 발언을 볼 때 DJ 대북정책의 계승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한반도의 냉전구도는 가능한 한 빨리 해체돼야 합니다.

해체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능동적으로 해체해 나가야 합니다.

북한과의 관계 발전에서 인도적 지원에서는 상호주의를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식량·약품·비료 등의 제공이 인도적 지원에 해당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정치·군사·경제 분야는 상호적인 것입니다.

쌍방이 책임과 의무를 나눠가져야 하는 분야죠. 한·미군사동맹, 한·미·일 3각공조체제, 중국·러시아와의 우호 지속을 통해 안보체제의 틀을 더욱 굳건히 다져가야 합니다.

이런 기반 위에서 한반도 냉전체제의 능동적인 해체를 추구하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대북관입니다.

김대통령의 대북·통일관과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일을 어떤 인물로 보고 있습니까.“아직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의 인물평을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인간인가 하는 점은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가 현실적으로 북한의 최고통치자이며 싫든 좋든 우리는 그를 상대하지 않고는 남북문제를 한치도 풀어나갈 수 없기 때문이죠. 지난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낸 그는 과거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상식적인 판단력을 갖추고 있고 대화가 가능하며 향후 협상과 협력을 같이 논할 수 있는 상대라는 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측이 김일성 주석의 묘소 참배를 권유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어떤 경우에라도 그들이 우리에게 참배를 강요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참배하느냐 또는 하지 않느냐의 문제는 결국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죠. 참배를 하고 안하고는 그래서 방북 당시의 시기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참배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미리 예단해 말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 공적자금 140조 투입, 투명하게 조사돼야― “북한 사람들은 왜 가슴에 김일성 배지를 달고 다니느냐”는 질문을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솔직히 저도 왜 북한 주민들이 가슴에 배지를 달고 다녀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정확한 이유는 그 사람들에게 물어야지요. 다만 그들은 해방 이후 우리와는 전혀 다른 이데올로기, 체제, 시스템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우리의 가치관과 세계관만으로 그들을 평가한다면 그들과 한반도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고 대화하기는 불가능해집니다.

결코 유익하지 않은 일이죠.”― 최근 경제상황이 극히 어렵습니다.

IMF 위기는 정말 극복된 겁니까.“IMF 위기의 본질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그 대답이 달라질 수 있겠지요. IMF를 단순히 외환위기로만 보면 훌륭하게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거시지표만으로 볼 때는 지금의 는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안정궤도 안에 들어온 셈이지요. 그런데 위기의 본질을 넓게 규정한다면 사정은 좀 달라집니다.

외환위기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결함, 또 그런 결함을 가져온 실물경제의 실패까지 외연을 넓힌다면 IMF 위기는 여전히 상존한다고 봐야지요. 그렇다면 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이 남아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의 구조적 결함들이 완전히 극복됐다고는 누구도 말한 적이 없습니다.

결국 그런 위기들은 새로운 시련, 새로운 도전에 불과합니다.

실패했다,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매순간 새로 제기되는 과제를 진취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과거 우리의 노력이 전면적으로 잘못됐다고 보는 것은 건강한 시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IMF가 극복됐다는 식의 치적 홍보가 긴장 이완과 모럴해저드를 불러 오늘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비판의 소리를 경청합니다.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IMF 위기를 단순히 외환위기로 한정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금융기관을 퇴출, 정리하고 그 기관에 몸담았던 종사자들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재벌기업에 대한 회계의 투명성 확보, 부채비율 축소, 지배구조 개선 등을 시도했던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나름대로는 상당히 강도높게 독려해 왔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증폭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개별 경제 주체들로 하여금 구조조정을 위해 요구되는 현실적 고통을 냉정하게 직시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쉽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경제정책을 입안해야 한다는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 최근 제기된 수도권 신도시 건설 계획에 반대한 이유는 무엇입니까.“건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일부 정책부서에서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건설 경기의 침체가 지역경제와 서민들의 삶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IMF 위기가 오기 전 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투기열풍, 그에 따른 거품현상의 현실화 등이 건설 경기의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도권 신도시 건설로 현재 건설산업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은 올바른 처방이 아니라고 봅니다.

다른 실물분야에서 경쟁력이 강화돼 건강한 수요가 창출돼야 진짜 건설 경기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수도권 신도시 개발로 인해 얻는 이익은 그로 인해 잃는 것에 비해 매우 사소하다는 것?저의 생각입니다.

”― 공적자금 140조원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을 어떤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습니까.“공적자금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혈세와 같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공적자금 운용의 윤리성과 효율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결국 국가가 원리금에 대해 보증을 서서 조성한 자금이기 때문에 세금과 같은 정도의 윤리성과 효율성을 담보해야 합니다.

곧 국회에서 공적자금을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한 관련 법안들이 제정돼 통과되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 자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철저한 조사를 해봐야 할 것입니다.

” 진인사대천명, 후회는 없다― 이제 개인적인 질문을 몇가지 드리겠습니다.

최고위원께서 고교 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목, 또 별로 성적이 좋지 않았거나 싫어했던 과목은 무엇이었습니까.“가장 좋아했고 잘한 과목은 수학이었죠.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밖에 다른 과목들은 다 비슷비슷했지요.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던 과목은 화학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딸 둘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평소 그들에게 어떤 삶의 자세를 가르치고 있습니까.“대학 3학년, 1학년 된 두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만 나는 그들에게 일절 간섭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삶은 그들이 풀어야 할 과제일 뿐 아버지가 대신할 수 있는 문제란 거의 없다는 생각입니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거의 절대적인 자유를 부여하는 사람입니다.

늘 친구처럼 대하며 아이들에게 하는 말은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따뜻하게 대하라는 말뿐입니다.

특히 어려운 친구에게 잘하라는 말을 해줍니다.

그밖의 어드바이스는 하지 않습니다.

학교도, 전공과목도 모두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했습니다.

노동부 장관·경기도지사 시절에도 나는 조직의 창발성과 자유를 최대한 존중했습니다.

조직의 목표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직원의 자발적인 노력과 목표의식을 최대한 이끌어내려 했지요. 그렇게 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제 가치관의 중심은 결국 ‘자유’입니다.

”―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가장 후회스럽고 마음에 걸리는 일 한가지를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제가 좌우명처럼 생각하는 글귀는 ‘진인사대천명’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의 일은 하늘에 맡긴다는 것이지요. 후회를 남길 만한 일은 잘 하지 않는 것이 저의 오랜 생활태도입니다.

뭔가 납득이 가지 않고 스스로 확신이 서기 전에는 섣불리 행동하지 않습니다만 일단 결론이 내려지면 뒤 안돌아보고 달려가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내 인생을 돌아볼 때 별로 후회스런 일은 없습니다.

순간순간 결단을 내릴  때는 대단히 고통스러웠지만, 그 결단으로 인해 후회해본 일은 없습니다.

”―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십니까.“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제 건강 유지의 비결입니다.

의원회관 지하에 있는 체력단련실에서 하루 30분간 운동을 하지만 그것도 바쁜 일정 때문에 매일 하지는 못합니다.

새벽 일정이 많아 오랫동안 해오던 하루 4km의 조깅을 이제는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영화 “벤허”, 벽초의 “임꺽정”에 매료― 결례의 질문을 하나 하겟습니다.

신장이 정확히 얼마나 되십니까.“박정희 대통령과 꼭 같은 키입니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도 저와 같은 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 작은 키 때문에 혹시 콤플렉스를 느낀 적은 없습니까.“제 키는 중학교때 신장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때 열등감을 느낀 적이 있지요. 그러나 그런 심리적인 문제는 이미 극복한 지 오래입니다.

”― 부인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습니까.“친구로 중3때 만나 13년간이나 사귀다 결혼했기 때문에 딱 꼬집어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 프로포즈는 어떻게 했습니까.“13년이나 사귀면서 서로 결혼하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프로포즈할 일이 없었습니다.

”― 일생을 통해 가장 감명받았던 영화와 책은 어떤 것입니까.“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벤허’입니다.

무려 다섯번씩이나 본 기억이 납니다.

스케일이 컸던 점도 인상에 남지만, 그 영화가 말하는 주제도 매력이 있었습니다.

약소민족이었던 이스라엘이 강대국 로마제국의 침략을 받는 과정에서 한 걸출한 인물의 핍박과 고난이 이 영화의 핵심 모티프죠. 정의롭지 못한 무력에 맞서 싸우는 신앙의 힘을 감동깊게 그린 영화입니다.

찰톤 헤스톤의 남성적 매력, 연로서의 걸출함도 이 영화를 잊을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도 또 보고 싶은 영화죠.읽었던 수많은 책 중 한두권을 꼽기란 쉬운 일은 아니군요. 저는 책을 한번 잡으면 밤새워 읽는 열독가입니다.

중3때 읽은 펄벅 여사의 ‘대지’, 벽초 홍명희 선생의 ‘임꺽정’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벽초 선생의 ‘임꺽정’이 주는 감동은 대단했습니다.

10권짜리 장편을 열흘만에 독파할 정도였으니까요.”― 평소 중요한 결단을 내릴 때 주변 사람들의 충고나 조언을 경청하는 편입니까.“저는 결단을 내릴 때 오랫동안 심사숙고하는 편입니다.

확신이 서지 않으면 행동에 옮기지 않고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는 일은 시작하지 않으니까요. 결정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나를 확신시키는 과정, 나를 납득시키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주변 사람들의 충고나 조언도 경청하지만, 그들의 충고 역시 내 안에서 소화가 돼 확신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실행에 옮기지 않는 편입니다.

고통스럽게 결정하지만 결정한 일은 매섭고 단호하게 실천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 2000년 12월호 | 날짜 2000.12.13 새누리당 친박계 50여 명은 13일 친박 구당모임인 `혁신과 통합연합`을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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